_미국 국방장관으로서 베트남 전쟁의 전범이라고도 지목받았던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에 대한 다큐멘터리.
_필름은 맥나마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그의 삶의 궤적과 함께 그가 제시하는 11가지 교훈으로 나뉘어진다.
_촬영 당시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려한 표현과 확고한 논리력으로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재구성한다. 전범 논란에 대한 내용은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버트 맥나마라라는 한 인간을 관찰하는 것은 정말 놀랍고도 어딘가 범인으로서는 쉬이 가 닿을 수 없는 경지를 느끼게 한다. 그의 유려한 표현들과 논리력(혹자는 자기합리화라고 하겠지만, 그것도 능력이다)은 쉽게 반론을 펼 수 없게 만들며, 특히 냉전시대 핵전쟁을 코 앞에 둔 자가 내려야 했던 결단과 같은, 어떤 '인류의 최전선'에서 그가 해야만 했을 고민들은 그의 결정들이 단순히 옳다 그르다로 쉽게 선을 그을 수 없는 굉장히 복잡한 무엇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것은 언변에 능수능란한 사람이 지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삼는 어떤 논리적 장난이 아닌, 문제의 중심에 있어 본 이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어떤 '고뇌'에 관한 것이다.
_물론 다큐의 후반에 베트남 전쟁에 대한 그의 항변(이라는 말은 좀 잔인하지만)이 나오는데, 그는 주저 없이 그 책임이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슨한테 있다고 한다. 혼란스러운 것은, 거대 담론의 문제를 개인에 대한 이해로 대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아무 경험도 없는 그를 국방장관으로 발탁한 케네디에게 보이는 그의 애정(눈시울을 붉힐 정도)과 반대로 존슨에 대한 실망의 표현은 '그런 그의 상황이라면' 개전 결정과 같은 판단이 합리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 베트남 전쟁은 수백만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입장에서) 실패한 전쟁이었고, 그에 대한 책임이 이러한 한 개인의 개인사가 어떤 변명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 그리고 한 개인이 그가 처한 상황에서 인류의 방향과 같은 거대한 문제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층위가 다른 분야에 대해 다른 층위의 주체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이 딜레마(어떤 ecological fallacy 같은)라는 부분에서, 이 같은 상황을 단순히 어떤 논리적 대결만으로 판단할 수는 있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11가지 교훈 중 하나가 '이성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Rationality can't solve the problem'이다.)
_공교롭게도 예비군 훈련 때 보려고 MP3에 이 다큐를 받아둔 바로 다음 날, 그가 93세로 타계했다는 부고 기사를 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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