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Art of Travel
Alain de Botton
_여행에 관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기대, 장소, 이국적인 것, 호기심, 시골과 도시, 숭고함, 미술, 아름다움의 소유, 습관이란 테마를 여러 예술가들과 접목시켜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이국적인 것에서 보들레르의 인도양 여행과 그 떠남에의 열망, 그리고 아름다움의 소유에 관해 러스킨의 관찰력에 대한 강조를 말하는 식.
_여행에 대해 '장소'에 설명하는 책은 많지만, 여행의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은 많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 또는 목적이란다. 허나, 기실 보들레르와 데제생트 등 첫 몇 테마를 제외하고는, 숭고함과 미적 소유 등, 거의 '미학'에 관한 이야기이다. 때문에 몇 페이지의 개인적 심경 진술 말고는, 이 책이 어떤 제너럴한 여행의 이유와 사고의 과정을 그리 깊게 파헤치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난, 이 내 안의 떠남에의 열망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바랬건만. 그저 보들레르처럼,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라는 식으로 이 맘은 '시적 허용'만이 가능한 것일까.
_사족으로; 요즘 그 말도 어쩐지 재밌는 '보통(Botton) 마니아'들이 꽤 많다고 한다(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17742.html). 그저 자질구레한 신변잡기만을 늘어놓는 일반 에세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지적 수준을 갖추고 '이미 죽은 사람들'도 어느 정도 인용할 줄 아는, 보통의 글을 바라는 독자층이 꽤나 늘어났다는 것인데.
_뭐 나 또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을 때만 해도 그 새로움에 반했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처럼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양념처럼 인용하며 이야기를 엮는 것이, 마치 스타일을 위해 내용을 포기하는 것처럼, 그저 '소비'하는 것 같아 그리 편치만은 않다. 말하자면 <왜 나는...>이라던가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처럼 사랑을 어떤 식으로든 객관적 도구로 재단하고 분류하며, <젊은 베르테르..>처럼 삶의 고민들을 이미 살았던 사람들의 고민으로 치환시키는 것은 물론 쉽고 편한 방법이지만, 그보다 좀 더 치열한 고민, 정말로 주관적인 상황이고 어려움이라 그걸 스스로 풀어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고민, 마치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이 유도하는 그 쉽지 않은 치열한 고민의 시도들은 허용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누가 네 고민을 이래이래 말했으니 그리 크게 머리 쥐고 있을 일 아니라"라고만 말하며, 먹으면 잠시 사라지는 강력한 진통제를 처방하는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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