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_서울대 불문과를 그야말로 그 모든 통속을 거부하는 젊음으로 다니다가, 졸업 후 맨 몸으로 도미해 산전수전 끝에 UCLA 영화과에 입학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수작들을 남기다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해 버렸다는 하길종의 영화, 괜히 그 이력이 너무 강렬해서인지는 몰라도 영화의 뻘짓들을 일삼는 젊은이들이 어쩜 그의 대학시절이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
_어째, 그리 똑같니, 그때나 지금이나. 젊음이란 게 왠지 모르게 불쑥불쑥 거리긴 하는데 그게 뭔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절대 알 수 없는. 독재 정권 때라는 '시절의 압박' 또한 있었겠지만, 생각해보면 내전이나 전면전 같은 전시 상황이 아니고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독재 정권 때에도 젊음을 아파했던 젊음들이 있었을 것이고. (시위 장면이 딱 한 컷 나오긴 한다. 물론, 그 이상이라면 영화가 나오지도 못했겠지만. 그러고 보면, 미국에서 계속 남아 좀 더?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검열에 화 내하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 온 감독의 선택이란.)
_이전엔 잘 모르던 영화 보는 재미를 하나 발견했다면; 약간은 인류학적 시선인데, 동시대의, 하지만 다른 지역의 영화를 보며 그들의 현재 삶을 엿보는 것이 지금까지 알아왔던 즐거움이라면(사실 몇 번의 영화제 행은 대개가 그런듯하다. 거의 최근의, 하지만 정말 직접 가지 않고는 보지 못할 곳의 풍광과 삶의 무늬를 보는건), 이건 같은 지역이지만 과거의 시간을 더듬는 것. 영화에 이대와 서울대 연대 등 캠퍼스가 나오고 이제는 공원이 된 아무 것도 없는 여의도 '광장' 또한 나오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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