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tal

일주일 내내 나를 짓누르던 그것, 마치 나는 북극의 바다에 있고 머리 위에 커다란 얼음반을 이고 있는 것 같았지, 해가 떠도 어둠이 깔려도 그 무겁고 차가운 고체의 느낌은 가시지가 않았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호흡을 할 수 없었고. 그건 마치 진실을 폭로하는 것 같았어, 암흑 물질 같은 그것이 선반 아래, 옷장 속에, 칼 끝에,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 음흉한 진실을 목도한 이상 세계는 더 이상 예전같을 수 없었지, 그저 저음의 불안만이 두개골 속을 윙윙댔어. 어찌 반응해야 할까? 기억이 완전히 일단락 지어지는 기분, 기억이 그대로 고체가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 한 순간에 화석화가 되던 여러 순간들, 표정들. 그러고나니 밥을 먹고 비타민C를 넘기는 생을 지속시키려는 그 자잘하고도 숱한 노력들은 모두 거추장스러울 뿐 아니라, 이윽고 그 행위들에 어떤 경멸마저 갖게 되는 것이지; 지속, 유지, 재생 같은 것들은 모두 허구의 개념이지, 왜냐하면 지나간 모든 것들은 한 번 뿐인 것들이고, 한 번 뿐인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과도 같기 때문이지. 그렇게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연기의 밀도조차 갖지 못하게 되는 순간, 그 순간,

그 순간에 오히려 자유를 보았고. 死者와 대화조차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leaf

2011/12/09 00:01 2011/12/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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